이틀 전 장맛비가 쏟아지던 날 북한은 임진강 상류에 있는 황강댐의 문을 열었습니다.
'장마철이니 신경 써 달라'는 통지문을 우리가 2차례나 전달했지만 무시해 버렸습니다.
이럴 때 쓰라고 남북이 통신 채널 열어놓은 것 아닌가요.
박민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북한은 11일 오후 7시부터 임진강 북쪽 황강댐 수문을 열고 예고 없이 방류를 시작했습니다.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지난 9일부터 사흘간 200mm가 넘는 많은 비가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어제 초당 3천 톤에 달하는 물이 30분 만에 이곳 군남댐으로 밀려왔습니다.
한강홍수통제소는 급하게 수문 13개를 모두 열어 수위 조절에 나서야 했습니다.
임진강 최북단의 필승교 수위는 9일 0.47m 수준이었지만 12일 오전 8시엔 3.66m로 급격히 불어났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통일부는 당혹스런 표정입니다.
최근 남북 대화 분위기에다 통신선도 복원된 만큼 북한이 사전 통보를 해 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은 더 이상 북한의 말은 믿지 않겠다는 분위기입니다.
[박권덕 / 경기 연천군]
"먼저 5명인가 죽고 했을 때 자기들이 꼭 그거(사전통보) 한다고 했잖아. 그러고 한 적 있어? 걔들이 그렇게 말 안 듣는데 어떻게 믿어?”
2009년에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야영객 6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후 북한은 사전 통보를 약속했지만 남북 관계가 경색된 2013년 7월 이후 단 한 번도 지켜진 적이 없습니다.
정부는 북한 무단 방류에 유감을 표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박민우입니다.
minwoo@donga.com
영상취재 : 추진엽
영상편집 : 오성규